목련방/magnolia

광주행 완행열차

가을목련 2012. 10. 28. 11:09

 

광주행 완행열차

 

철커덕 철커덕

바삐 올라탄 9시 52분발 광주행 완행열차

무엇인가에 쫓기는 기분으로

지친몸을 이끌고 올라탄 8호칸 열차

"뿌 우~~~~"

기적소리가 빈 허공에 울려퍼지며

캄캄한 밤의 어둠속을 뚫고

미지의 세계로 달려가는 기차

차창사이로 불어오는

밤바람은 나의 가슴속에 파고들어

깊은 추억으로 간직되고

창 너머로 무섭게 지나치는

가로수들과 수많은 건물들

추수가 끝나 벌거벗은 들판에는

밤의 적막만이 내려 앉아있다.

길게 내뿜는 담배연기는

먼 하늘의 별빛속으로 사라지고

저 멀리 보이는

시골집 문틈으로 새어나온 불빛은

어느덪 어둠의 긴 장막속으로 사라져간다

아~!

나의 스무해 첫 겨울날 긴 열차여행